22-17 이오덕, , 산처럼, 2002. ** P18 나는 지금도 창 밖의 흐릿한 겨울 하늘에 가지를 뻗고 있는 포플러의 대열을 바라보고 있다. 사욕에 구부러짐이 없이 저렇게 자유로운 선을 그으며 하늘을 날아오르는 나무의 성스럽도록 아름다움 벌거벗은 모습! P23 내 언제 조밥 꽃 이밥 꽃 봄마다 흐드러지게 피는 고향 산기슭에 돌아가 흙으로 집을 짓고 풀잎으로 지붕을 이어, 상추를 가꾸고 옥수수를 까먹으며 한 포기 풀같이 한 그루 나무같이 살아갈 것인가! P85 간밤에 못자리에서 개구리들이 그렇게 야단 법석이더니, 오늘 아침에 방천 둑 포플러 가지 끝에서 휘파람새가 운다. 인간의 목소리나 글자로 써는 형용할 수 없는 그 아름다운 새소리! 보리는 무릎까지 자라나 골을 푹 덮고, 불어오는 바람에 초록빛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