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7 김용택 산문집,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창작과 비평사, 2001. 14쇄. **P7 한마을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 마을에서 살았던 옛 농부들은 행복했다. 그들의 삶이 비록 가난하고 누추했더라도 그들은 자연과 더불어 인간의 삶을 느리고 더디게 가꾸며 살았다.P38 첫서리가 내리고 박덩굴이 시들면 어머니는 낭자머리에 바늘을 꽂고 조심조심 초가지붕으로 올라가 박 똥구멍에 바늘을 꽂아본다. 바늘이 쑥 들어가면 잊지 않은 박이고 바늘이 받지 않으면 잘 익은 박이다.P39 곡식을 퍼 담을 때 쓰는 바가지는 ‘마른 바가지’라고 하고 물이나 장을 푸는 데 쓰는 바가지를 ‘젖은 바가지’라고 했다.P41 높은 달과 달빛, 하얀 박꽃과 둥근 박덩이들은 가난한 살림살이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