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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24-07 김용택 산문집,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창작과 비평사, 2001. 14쇄. **P7 한마을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 마을에서 살았던 옛 농부들은 행복했다. 그들의 삶이 비록 가난하고 누추했더라도 그들은 자연과 더불어 인간의 삶을 느리고 더디게 가꾸며 살았다.P38 첫서리가 내리고 박덩굴이 시들면 어머니는 낭자머리에 바늘을 꽂고 조심조심 초가지붕으로 올라가 박 똥구멍에 바늘을 꽂아본다. 바늘이 쑥 들어가면 잊지 않은 박이고 바늘이 받지 않으면 잘 익은 박이다.P39 곡식을 퍼 담을 때 쓰는 바가지는 ‘마른 바가지’라고 하고 물이나 장을 푸는 데 쓰는 바가지를 ‘젖은 바가지’라고 했다.P41 높은 달과 달빛, 하얀 박꽃과 둥근 박덩이들은 가난한 살림살이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 ..

2024 책이야기 2024.06.04

24-06 보통의 존재

24-06 이석원 산문집, 보통의 존재>, 달, 2014, 12판 9쇄. *P25 오늘도 나는 가장 느리게 달린다P45 산책에는 풍경이 필요하다. 병동 안에서 복도를 걷는 행위를 산책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도 풍경이 없기 때문이다. …… 산책에 길이 필요한 것은, 길이란 풍경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좋은 길은 좋은 산책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P78 이제 나의 인생에서 먹는 즐거움은 돌아올 수 없는 강 저편으로 떠났다.P92 창조는 천재성이 아닌 고통에서 더 많은 것이 비롯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평탄한 삶을 살아온 사람은 좋은 작품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인생의 굴곡이 험준할 수록 작품에도 그만큼 진한 드라마가 담기기 마련이니까.P111 ‘본질을 아는 것보다, 본질을 알기 위해 있는 그대로를 보..

2024 책이야기 2024.06.04

24-05 아름다운 우리수필2

24-05 이태동 엮음, 아름다운 우리 수필 2>, 문예출판사, 2009. 2쇄. ***P27 신록예찬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 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 가.P30 초록에도 짧으나마 일생이 있다. 봄바람을 타 새 움과 어린 잎이 돋아나올 때를 신록의 유년이라 한다면, 삼복 염천 아래 울창한 잎으로 그늘을 짓는 때를 그의 장년 내지 노년이라 하겠다. ..

2024 책이야기 2024.06.04

24-04 피천득의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

24-04 김정빈엮음, 피천득의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 샘터, 2003. ***P16 “말은 어눌하게, 그러나 행동은 민첩하게”라는 논어의 말씀을 빌려 ‘만사를 여유롭게, 그러나 기쁨에는 기민하게’ 라고나 해야 할 선생의 마음씨가 생생히 움직이고 있다.P20 정직한사람은 치장을 멀리하고, 솔직한 사람은 마음의 외투를 벗는다. 그러나 세상은 가끔 정직을 초라하게 여기고, 솔직을 가난하게 여기 나니, 우리는 때로 감기에 걸리는 수가 있다. …… ‘정직’으로 기다리는 봄, ‘솔직’으로 얻는 신선함을 위해서라면 P21 삶의 복 가운데 으뜸은 청복이다. 적게 갖고 크게 만족하는 마음, 다투어 피어나는 고운 봄꽃을 온전하게 봄꽃으로 만나기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가지려는 몸부림이 아니라 덜어내려는..

2024 책이야기 2024.06.04

24-03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24-03 장명숙,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김영사, 2022. 36쇄 **P19 전형적인 워커 홀릭이었다. 오랜 세우러 자신을 돌보지 않고 과부하가 걸린 줄도 모르고 앞만 보며 달려왔다.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는지, 방향을 잃고 허둥대다가 번아웃이 온 것이다.P21 자신을 들볶지 말고 내 삶의 중심에 자신을 두라고, 그러려면 자신의 어깨에 걸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요구부터 먼저 알아차려서 들어주어야 한다고 자신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 타인의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자신의 몫이라고P22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달래 주고 품어주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게 하는 에너지를 만들라..

2024 책이야기 2024.06.04

24-02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

24-02 황금찬, 도종환외 지음,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 경덕출판사, 2006. **P27 베푸는 마음은 사랑을 낳는다. 화목한 가정과 형제 간의 우애도, 이웃 간의 친목도 서로 베푸는 마음을 꾸준히 익힐 때 사랑으로 맺어지는 것이라 믿는다.P31 계절에 충실한 삶을 살도록 하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의 삶을 기대로 모방하여 살아갈 수만 있다면, 틀림없이 훌륭한 삶이 될 것이다.P60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하다. 모든 걸 비우고 표표히 가야 할 나이인데 어찌 범사에 감사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쏜살 같은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러므로 나는 끝없이 겸손하고자 한다. 비우고 또 비우지 않으면 사람은 결코 겸손 해 질 수 없다.P96 나는 네가 살아가면서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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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24-01 피에르쌍소/장주헌 옮김,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공명, 2016. 3쇄**P6 나는 나의 길을 선택했다. 그것은 느림의 길이었다. 나는 꾸불꾸불한 물길을 따라 느릿느릿 흐르는 로트 강에, 그리고 9월이면 마지막 열매들 위에서 서성대며 서서히 저물어가는 늦여름의 햇살에 무한한 애정을 느꼈다. 남자 든 여자 든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내며 시나브로 얼굴이 고상하고도 선하게 바뀌어 가는 사람들을 나는 부러워했다.P60 적극적인 듣기를 통해 듣는 이는 상대의 말을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잇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 안에서 상대방의 말이 비로소 의미를 얻는다.P66 자신을 포기함으로써, 즉 주도권을 잡고 대화를 끌고 가겠다는 욕심을 버림으로써 나는 좀 더 풍요로워진다...

2024 책이야기 2024.06.04

23-15 그림 엽서 한 장 띄워

23-15 유안진,, 자유문학사, 2004 ** P22 나는 약점이 많은 여성을 좋아한다. 나 자신도 많은 약점을 지녔고, 약점 때문에 인간됨을 더욱 깊고 폭넓게 할 수 있고, 자기 약점을 은폐하거나 그 누구의 책임으로 전가하지 많고 약점을 약점 대로 인정한다면, 참으로 그 바다 같은 감성과 지성의 내면세계를 키워 갈 수 잇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점도 강점이 되도록 역이용하는 지혜가 넓고도 깊은 내면의 교양에서 솟아나오며,…. P30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가락을 지니며 매화는 평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이 시는, 보이지 않는 고독과 눈물을 가장 아름답게 가장 아프고도 값지게 느끼도록 해준다. P42 여건을 탓하지 말자. 여건이 열악할수록 활용도는 도리어 높아질 수 잇는 r서. 적게 갖고..

23-13 모래알만한 진실이라도

23-13 박완서, , 세계사, 2021. 3쇄.*** P20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나보다는 착해 보이는 날이 있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고, 그런 날은 살맛이 난다. P32 사람들이 갈수록 더 똑똑해지고 있다. 그럴수록 불쌍한 이웃을 보면 이런 똑똑하고, 지당한 이론 대신 반사작용처럼 우선 자비심 먼저 발동하고 보는 덜 똑똑한 사람의 소박한 인간성이 겨울철의 뜨뜻한 구들목이 그립듯이 그리워진다. P74 너무 잘해주는 친척 집보다 불친절한 여관방을 차라리 편하게 여기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필요한 것이 알맞게 갖춰져 있고 홀로 시간이 넉넉히 허락된 편안한 내 방이 언제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아릿한 향수와 갚은 평화를 느낀다. P111 다행히 집 앞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요새..

23-14 생의 모든순간을 사랑하라

23-14 윌리암하블리첼지음/유영 옮김, , 브리즈, 2007. 3쇄. *** P6 인생의 곳곳에 싱싱하게 존재하는 생명력들이 전하는 가르침을 받들었다. 이를테면 서편 하늘로 붉은 노을을 거느리고 장엄하게 몰락하는 태양에게 서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배웠다. 얼어붙은 호수 위를 맨발로 걸으면서도 결코 미끄러지지 않는 굴뚝새에게 서 비틀거리지 않고 산다는 것의 의미를 배웠다. 봄 여름 갈 겨울 없이 꽃대를 밀어 올리는 힘과 이파리를 떨어뜨리는 힘 사이에서 찰나의 시간을 영원의 시간으로 바꿔 나가는 나무들 에게도 그들은 귀 기울이고 배웠다. ……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한 ‘소리’ 처럼. 생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어제도 아니요, 내일도 아니었다. 그들에게 인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