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 박완서, , 휴이넘, 2015. 초판 10쇄 ** P13 낡고 오래된 것은 전부 버려야 할까요? 사람이든 사물이든 오랜 세월을 견뎌온 것들에는 깊은 추억이 쌓여 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에 있는 주름이 여러분과 여러분 부모님을 위해 산 세월의 흔적인 것처럼 말이죠. p21 늙은 여자는 눈 감고 창 밖의 어둠이 군청색으로, 남빛으로 엷어 지면서 문틈을 통해 맑고 차가운 샘물 같은 새벽 바람이 스며들던 옛집의 새벽을 떠올렸다. 그 여자의 옛 기억은 아주 또렷했다. 아파트 촌의 새벽이 그 여자의 옛 생각을 따라 밝아 왔다. P41 늙은 여자는 웃으면서 일어나 앉아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여자는 울고 있었다. 엉엉 울고 있었다. 아무리 웃기려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도 거울 속의 여자 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