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84

23-9 황혼

23-09 박완서, , 휴이넘, 2015. 초판 10쇄 ** P13 낡고 오래된 것은 전부 버려야 할까요? 사람이든 사물이든 오랜 세월을 견뎌온 것들에는 깊은 추억이 쌓여 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에 있는 주름이 여러분과 여러분 부모님을 위해 산 세월의 흔적인 것처럼 말이죠. p21 늙은 여자는 눈 감고 창 밖의 어둠이 군청색으로, 남빛으로 엷어 지면서 문틈을 통해 맑고 차가운 샘물 같은 새벽 바람이 스며들던 옛집의 새벽을 떠올렸다. 그 여자의 옛 기억은 아주 또렷했다. 아파트 촌의 새벽이 그 여자의 옛 생각을 따라 밝아 왔다. P41 늙은 여자는 웃으면서 일어나 앉아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여자는 울고 있었다. 엉엉 울고 있었다. 아무리 웃기려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도 거울 속의 여자 쯤은..

23-08 예순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23-08 이순자,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2022. ** P8 자신의 약함을 만나 보듬고, 고단한 삶에서도 품위 있게 자신을 지켜내며, 팍팍한 세상에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P25 고통은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트리기도하지만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함께 가려면 우선 내가 건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우리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이렇듯 사람은 고통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깊이 내리고 성장하게 된다. P67 김대규 시인의 사랑의 십계명 “계산하지 말고, 후회하지 말며, 되돌려 받으려 하지 말고, 조건을 달지 말며, 다짐하지 말고, 기대하지 말며, 의심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며, 확인하지 말고, 운명에..

23-07 어른노릇 사람노릇

23-07 박완서, ,작가정신, 1998. 2쇄. ** P31 그 시대를 분기점으로 우리가 비로소 굶주림에서 벗어났다는 공도 인정해야 된다는 소리에는 나도 동감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박대통령이 국립묘지에 묻혀 있고, 그 정권을 보필하기도 하고 아부하기도 한 세력들이 한번도 척결되거나 도태됨이 없이 지금까지 능력껏 꾸준히 고위 공직에 머물러 있거나 정치 일선에서 뛰고 있으면 됐지 더 어떻게 그 시대를 인정하고 용서하란 말인가. 용서와 망각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용서는 하되 잊어버리지는 말자. P42 한 사람의 목숨의 무게는 이렇게 크다. 그가 제대로 살았고 할 일을 많이 남겨 놓았을 때는 더하여, 살아남은 사람을 휘청거리게 한다. ……. 우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랴?’ 에 동의해선 안된다. 그건 나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