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9 이어령 지음, <젊음의 탄생>, 생각의 나무, 2008. ***
P22-23 확실히 ‘뜨는 것’과 ‘나는 것’은 다릅니다. 공기든 물 위든 ‘뜨는 것’의 힘은 밖에서부터 옵니다. 구름이나 풍선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공기 위에 떠다니다가 사라지고, 물에 뜬 거품과 부평초는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표류하다가 꺼져버립니다. 하지만 ‘나는 것’은 다르지요. ‘나는 것’은 자신의 힘과 그 의지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향해 돛을 올리고 날개를 폅니다. 독수리의 날개는 폭풍이 불어도 태양을 향해 꼿꼿이 날아오르고, 잉어의 강한 지느러미는 거센 물살과 폭포수를 거슬러 용문에 오릅니다. 죽은 고기만이 물 위에 떠서 아래로 떠내려갑니다.
P39 젊음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매일 죽고 매일 태어난다
p40 남들이 생각지 못한 것을 오로지 자기만이 해낼 수 있는 비결은 라비의 말대로 ‘해답’이 아니라’질문’에서 비롯되는 것인데도 말이지요
p50 햄릿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의 유명한 대사가 의미하듯이 매사를 회의하는 물음표 형 인간입니다. 그런데 “미쳐서 살고 깨어나서 죽었다”는 돈키호테는 환상을 좇는 꿈속의 기사로,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느낌표 형 인간입니다.
P68- 69 염화나트륨만으로는 소금을 만들 수 없다. …. 진공가마에서 나온 소금은 주사위형인데 자연산 소금은 평평한 결정체 모양입니다. 그래서 생선이나 채소에 붙어 있기도 쉬웠던 것이지요. 간장 맛에도 미묘한 차이가 생겨납니다. 인공 소금을 쓸 경우에는 모두가 똑 같은 맛으로 획일적인데 비해, 천연 소금은 결정형이 제멋대로라 그때마다 개성이 다른 오묘한 장맛이 난다는 겁니다. …. 소금은 소금 성분 이이의 것, 이를테면 필요 없다고 생각한 불순물이 들어감으로써 제 맛을 내게 된다는 이 놀라운 이치. 심지어 화학 소금은 가벼워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일본의 스모 판에 뿌리는 소금까지도 수분이 많은 옛날 소금 이어야 한다는 사실.
P85 오리일까, 토끼일까? 어디에 빙점을 찍는가에 따라 사물은 하나 그 이상의 모습일 수 있다. 진정한 지식과 진리는 양면성을 뙤고 있다. 이것이냐 저것 이냐의 택일 패러다임에서 이것 이기도 하고 저것 이기도 한 겹눈의 시각이 필요하다.
P124 교육은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불을 끄고 떡을 썰고 글씨를 쓰는 반복적이고 균일한 노동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관습과 관행의 조건 반사적이고 기계적인 행동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황홀한 깨달음으로서 존재해야 합니다.
P129 교육Education의 어원은 Educate, 즉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먹인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나왔습니다. … 애정 없는 수유 행위는 아이를 못쓰게 만든다고 하지요. 요즘 젊은 어머니들이 간혹 그렇듯 자신은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 건성으로 젖만 먹이면 아이의 체중은 늘지 않고 주의력이나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의 눈을 보면서 말을 건네고 관심을 보이며 젖을 먹이면 아이의 체중도 늘고 정서도 훨씬 정상적 이더라 는 실험 보고도 있습니다.
P133 벌집 모양의 사고 세모와 네모의 각진 사고는 편견을 부르고, 꽉 찬 원형의사고는 배척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원과 사각형의 끝없는 갈등과 긴장의 딜레마 사이에서 비로소 인체공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육각형이 탄생한다.
P148 “자연은 인간의 보호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학습해야 할 위대한 교과서”라는 것만 알아도 여러분은 미래를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P157 함께, 그러나 홀로 있는 창조의 외로움과 즐거움
P163 인간은 깨지기 쉬운 유리 그릇 …… 결핍을 창조의 원동력으로 삼음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지위는 역전되었습니다.
P173 정탁을 향해 조식은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자네는 말과 행동, 그리고 의기가 너무 민첩하고 날카로운 것이 질주하는 말과도 같다. 그러다가는 넘어지기 쉬우니 매사에 신중하고 차분하고 둔해야 비로소 멀리 갈 수 있네. 그래서 마음의 소를 타고 출사하라는 말일세.” … ‘Slow is beautiful.’의 느린 속도학.
P190 사이버 토론회에서 어느 교수는 ……”나는 교실의 젊은이들에게 뛰어난 연구가가 되려면 여섯 가지의 C를 가슴에 새겨 두라고 했습니다. “호기심(Curiosity)에서 출발하여 용기(Courage)를 갖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할 것(Challenge),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Confidence)을 가지고 모든 에너지를 집중(Concentration)하여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Continuation)할 것.” 그는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 Curiosity, Challenge, Continuation의 3C를 꼽았습니다.
P196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논어 옹야편에서
P284 플로Flow 헝가리 출신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다양한 사람을 상대로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조사한 결과 사람들이 무언가에 몰입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 걸 확인하고 그 상태를 ‘플로’라 칭했다.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P286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면 미국 텍사스에서 허리케인이 분다”는 주장으로, 어떤 일이 시작될 때의 아주 작은 차이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잇다는 과학이론.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생각해낸 이 원리는 훗날 물리학에서 말하는 카오스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
P290-291 들뢰즈의 말대로 바다는 많은 파도를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그것들을 소멸시킨다. 파도가 절정의높이에 이르면 제가끔 흰 물방울로 흩어지면서 무너진다. 마치 “이만하면 됐어”라고 독백하듯이 작은 소리를 내면서 하나하나의 파도들은 아무런 미련도 없이 사라져 가는 것이다. 바다는 파도가 묻히는 거대한 무덤이고 침묵이다. 그래서 만약에 바다에게 의지가 있다면 그것은 생의 소요를 가라앉히고 달래는 “텅 빈 것”에의 그리움일 것이다. …. 바다에 가거든 다시 그 지우개를 생각하라. 욕망과 지식을 수평으로 되돌리는 그 펀펀한 원초의 대지를 생각하라. 그리고 여름이 지나면 또 다시 시작하는 나의 작은 파도들을 달래기 위해 텅 빈 공간을 준비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 빈 자리에 높은 음자리표로 바람이 불면 어리고 싱싱한 초록색 파도들이 다시 생겨날 것이다. 젊음은 그렇게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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