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9년 책이야기/2015 책이야기

15-23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paula won 2015. 8. 11. 13:32

15-23 윤대녕,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푸르메, 2010, 3. **

P17 나이가 들면 외로워진다고 한다. 나도 벌써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P33 언 땅에 묻어둔 김장김치나 된장 항아리 속에 박아둔 무 장아찌처럼 오래 묵은 것일수록 깊은 맛이 나게 마련이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렇듯 사소한 몸짓에서부터 깊은 맛이 우러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P59 나는 밤으로 변한 창 밖을 내다보며 그 동안 내가 너무 많은 시간들을 상자 안에 가둬두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새로운 시간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과거에 집착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P132 그래, 누군가 삶에 지쳐 소리 없이 세상을 떠나는 동안 또 누군가는 가슴에 맺힌 그리움으로 먼 바다의 고기떼를 부르고 저 자신은 흰 꽃이 되어 산자락에 홀로 만발해 있었던 것이리라.

P159 삶이 쫀득쫀득하고 재미있을 리 없었다. 기쁨이나 행복은 의식 언저리에 남지만 고통은 몸에 남는 법이다.

P177 워낙 시골 태생인 데다 도시 생활에 자주 지치는 나는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으로 귀환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자연에 속해 있으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P184 “책들은, 아무 조바심도 없이 제 이름표를 등처럼 들고 누가 불러주기만을 기다리는 동자승과도 같았다.”

P186 토마스 울프의 소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 더 큰사랑을 찾기 위하여 지금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잃어버릴 것, 더 큰 땅을 탖기 위하여 지금 그대가 딛고 있는 땅을 잃어버릴 것.”

P266 “나무들 사이를 걸으니 내 키가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