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7 피에르쌍소, 김주경 옮김, <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현대신서 50, 2003. 19쇄.**
P41 한가로이 거닐기/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게 쫓겨 몰리는 법 없이 오히려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의미한다.
P109 루이 느벨송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50세라는 산봉우리를 넘어서야만 비로소 제대로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러기 전까지는 작품에 필요한 도구들을 절대로 갖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젊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다.”
P132 절제라는 미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나는 ‘적은 것으로 살아가는 기술’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 적은 것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기술은 결코 보 잘 것 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주 능란한 솜씨를 필요로 한다. 적은 것으로 살아가는 기술은 살아가는 방법, 곧 지혜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함부로 비판하지 말 것,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 것, 상황이 제공해 준 것들을 최대한 이용할 것, 사뢰 계층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을 비통한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 것, 시도해 봤다는 자긍심을 갖기 전에 자신의 취향과 운명에 따라서 착실히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것 등이 그것이다.
P148 내 경우는 단단히 움켜쥐기보다는 쓰다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목표를 향해 곧장 달리기보다는 기분 좋게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을 더 좋아하며, 누군가에게 금방 다가서기보다는 다가가기 전에 잠깐 그 사람 앞에 멈춰 서서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또한 모든 것에 능통한 자로 보이기보다는 어수룩한 자로 여겨지는 것이 더 좋다.
P233 ‘길의 철학’이라 부를 수 있는 책은, 길이 ‘지나가는 것’에 대한 통찰력도 가지고 있음에 주목한다. 인생이 길처럼 지나가는 것이라고 깨닫는 순간, 당신의 인생은 훨씬 더 낙천적으로 바뀔 것 이라는 거다.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로 이뤄진 길이다 라는 말을 듣는 건 얼마나 맥 빠지는 일인가. 그렇다면 차라리 길가에 앉아서 밤이나 죽음이 우리를 습격해 오기를 기다리는 편이 더 낫지 않은가 …… 우리 부모님은 무슨 일이든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믿고 계셨다. 그분들은 내일 일은 할 땐 하더라도 지금은 웃고 먹고 마시는 때라고 생각했다.”
천천히 사는 인생이 더 즐겁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사건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잇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지혜가 있다. 그것은 갑자기 달려드는 시간에 허를 찔리지 않고, 허둥지둥 시간에 쫓겨 다니지도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로 알 수 있는 지혜이다. 우리는 그 능력을 ‘느림’이라고 불렀다. 느림은 우리에게 시간에 모든 기회를 부여하라고 속삭인다. 그리고 한가롭게 거닐고, 글을 쓰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휴식을 취함으로써 우리의 영혼이 숨쉴 수 있게 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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