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3 박광수, <참 서툰 사람들>, 갤리온, 2010. 74쇄. **
P7 세상의 어떤 꽃도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지금 흔들리는 것, 다 괜찮다.
P33 예전의 어린 나는 가슴 속에 나침반이 하나 있었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가슴속의 나침반이 나의 길로 나를 이끌었다. …… 몸에 쇳가루가 많이 묻으면 나침반은 돌지 않는 법. 나의 순결한 나침반이 우울증을 앓던 날, 나는 그렇게 나의 길을 잃었다.
P51 탈무드에 보면 아무리 친한 벗이라도 너무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 친구는 불타고 있는 석탄이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 몸을 따뜻하게 덥힐 수 있지만 너무 가까이 하면 몸을 데고 만다. 이는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인간을 독차지하려 해서는 안된다.
P124 귀먹기 전에 섬진강에 나가 봐야 겠네. 그곳에서 달빛의 은밀한 비밀을 들어 봐야 겠네. 귀먹기 전에 모란 시장에 나가 봐야 겠네. 복잡한 세상 소리 들으며 외로운 내 삶을 달래 봐야 겠네.
P137 나는 어쩌면, 그저 내 편이 필요했을 뿐인 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이 내게 다 등을 돌려도 끝끝내 내 편 이고야 마는 사람, 세상 사람들이 내게 돌을 던지면 같이 돌을 맞아 줄 사람. 나는 친구, 동생, 형, 사랑하는 사람보다도 그저 단 하나, 내 편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P173 나는 무뎌지는 게 좋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생긴 아픔과 오랜 친구의 배반 때문에 느끼는 아픔, 일에 실패해서 생긴 아픔 등등 어쨌든 그 모든 아픔으로부터 속히 무뎌지고 싶다. 그래야만 살 수 있을 테니까. 결코 무뎌지지 않는 가슴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P211 남들보다 더 서투르다고 위축될 필요가 없다. 다만 서투르다는 사실을 느끼거나 인정한다면 나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자. 서툰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너무 인색하다. 서투르다는 것은 죄가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서툰 것을 인정하는 순간 그는 이미 서툰 사람이 아니다. 다만 무언가를 모르는, 그래서 잘 배우려는 학생일 뿐이다. 그러니 조금만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지자. 그것이 바로 서툰 사람들이 손톱만큼 이라도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니까 말이다.
P221 사람들은 그것이 맞든 틀리든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잇다. 물론 신념대로 행동하고 그 신념대로 사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신념의 잣대를 타인에게도 똑같이 들이대는 것은 실로 어리석고 이기주의적인 발상이다. 개개인의 삶이 다르듯 개개인의 신념 또한 다르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이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만큼 자신과 다른 이들을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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