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 전우익,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현암사, 2002. 2쇄. **
P4 혼자만 잘 살믄 별 재미 없니더. 뭐든 여럿이 노나 갖고, 모자란 곳을 두루 살피면서 채워 주는 것, 그게 재미난 삶 아니껴.
P13 “인간과 동물은 소비만 하고, 식물만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그의 나무와 풀에 대한 철학이다.
P19 삶이란 그 무엇인가에, 그 누구엔가에 정성을 쏟는 일
P26 밭에 곡식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니까 잡초 독초가 기를 쓰고 자랍디다. 곡식이 자리 잡고 제대로 크면 잡초가 맥을 추지 못합니다. 세상도 그런 게 아닌가 여겨봅니다.
P32 일에는 즐거움과 함께 어려움이 따르는데 그 어려움의 고비와 골짜기 굽이마다 인생을 살아가는 값진 교훈이 묻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P65 씨의 공통점은 작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뿌리고 묻기 쉬우며 땅에도 별 부담감을 주지 않습니다. 나무도 어린 묘목을 심어야 많이 심고 살기도 잘 삽니다. 큰 나무는 옮기기도 심기도 힘들고 살리기도 힘듭니다. 옮겨 심은 큰 나무는 몇 해 몸살을 앓다가 겨우 살아나거나 말라 죽기 일쑤입니다.
P96 “인간이 집단적으로 진실로부터 뒷걸음질 치면, 진실은 사방에서 더욱 가까이 인간을 포위해 들어온다.”
P122 제초제란 어디까지나 응급 처방이지 근원을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오냐, 도라지를 말려 죽이는 처참한 미봉책을 쓰지 말고 돌보지 못한 대가를 기꺼이 치루자고 다짐하며 달라붙었습니다. 어떤 날은 한 골, 다음 날은 반 골씩 풀을 뽑았습니다. …. 도라지와 함께 나도 신나고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어려운 일은 어렵게 하는 수밖에 없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 나는 냉혹한 자연 법칙과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끈길지게 달라붙으면 문제는 풀린다는 걸 배웠습니다. 미봉책인 제초제를 썼다면 나의 삭막한 인간성은 더욱 처참해졌을 거고, …..포기와 대응, 미봉책과근원적 해결, 발뺌과 책임을 흔쾌히 지고 살아가는 겸손한 외경심, 이런 것들을 풀을 뽑으면서 되새겨 봤습니다.
P130 사람도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착함을 지킬 독한 것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마치 덜 익은 과실이 자길 따 먹는 사람에게 무서운 병을 안기듯이, 착함이 자기 방어 수단을 갖지 못하면 못된 놈들의 살만 찌우는 먹이가 될 뿐이지요. 착함을 지키기 위해서 억세고 독한 외피를 걸쳐야 할 것 같습니다.
'2021년 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나무는 천천히 자란다 (0) | 2021.05.24 |
---|---|
21-12 더불어 숲 (0) | 2021.05.20 |
21-10 행복한 미소 (0) | 2021.05.09 |
21-09 모나게 표나게 명랑하게 (0) | 2021.05.06 |
21-08 들꽃의 살아가는 힘을 믿는다 (0) | 2021.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