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김서령,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중앙books, 2010. **
P5 최상의 텍스트는 ‘사람’이다.
삶이란 오래 염두에 두고 나아가면 결국 원하는 곳에 닿는다는 것, 인생의 핵심은 선한 인연을 맺는 일이라는 것, 인간은 동종의 성분끼리 강력하게 이끌리는 법칙이 있어 종래엔 비슷한 이들끼리 무리를 이룬다는 것,… 나는 이제 명성에 대한 환상은 없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똑 같은 지점에서 주저앉고 하찮은 자극에도 생채기가 생기는 연약한 피부에 둘러싸여 있을 뿐이며, …
P30 “용문사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지요? 천년 넘은 그 나무는 지금도 해마다 조금씩 자란대요. 자라지 않으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없죠.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허물을 벗고 새로워지지 않으면 바제도씨병에 걸려요. 자신을 죽이는 건 결구 본인이겠죠. …”
P66 “기술만 너무 부각되는 건 물론 안 좋죠. 환자에 대한 애정과 배려도 기술만큼 중요합니다. 의사는 양쪽을 겸비하는 게 최선이죠. … 실력있는 의사들에게 환자에 대한 애정을 키우라고 요구하는 게 나을 겁니다.”
P95 뒤뜰은 남에게 자랑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단출하고 고요한 짜임새, 텅 빔, 과하지 않은 식물과 돌, 그 위로 지나가는 바람과 비와 어둠, 자나 깨나 그걸 내다 보며 사는 이의 심성이 경박하거나 단소할 수 있을까.
P133 사진작가 최민식 “어떤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세 가지를 봐야 한답니다. 첫 번째 그의 서재를 보고, 친구들을 보고, 부모를 보고 ….”
P150 “리얼리즘 사진의 목적은 삶을 배우는 데 있거든요. 곤궁한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담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고난에 직면한 개인의 힘과 위엄이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
P184 건축가 김석철 “ 깨달음을 서두르면 작은 앎에 머물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서두르기보다 알려는 노력을 계속해나가면 결국엔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P248 서예가 김양동 “글씨 쓰는 재주로 따지면 나는 중간밖에 못 갈 겁니다. 범재지요. 실은 재주가 너무 특출한 것도 좋지 못해요. 글씨란 그저 자기가 살아온 내용만큼만 담기는 거거든요. 조형은 내용을 담는 그릇일 뿐이에요. 글을 읽고 사유가 깊어져야 비로소 좋은 글씨가 나오는 거지요.”
P269 연암 박지원의 글에서 따온 ‘법고이지변 창신이능전’이 좌우명이 됐습니다. 옛 것을 본받더라도 오늘에 맞게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더라도 법도에서 어긋나지 않게 하라는 뜻이지요.
“작은 붓에선 기술이 묻어나고 큰 붓에선 정신이 묻어나지요. 예술은 만드는 게 있고 절로 터져 나오는 게 있어요. 만드는 것은 한참 보면 싫증이 날 수 있지만 터져 나온 것은 볼수록 새롭고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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