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9년 책이야기/2015 책이야기

15-4 처음처럼

paula won 2015. 4. 20. 11:50

15-04 신영복, <처음처럼>, 램덤하우스, 2011. 19. **

 

P6 우리의 삶이란 흔히 여행에 비유하기도 합니다만 일생 동안에 가장 먼 여행은 바로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이성cool head과 감성warm head의 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고 지식과 품성의 차이를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P7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P9 아마도 우리의 삶이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깨달음이 그림 속에 스며 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높이 나는 새가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많은 것을 비우듯이 뼛속까지 비워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P21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는 사실보다 더 따뜻한 위로는 없습니다. … 옷이 얇으면 겨울을 정직하게 만나게 되듯이 그러한 정직함이 일으켜 세우는 우리들의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P26 최고의 선은 물과 같습니다. 첫째, 만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자신을 두기 때문입니다. 셋째, 다투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갑니다. 분지를 만나면 그 빈 곳을 가득 채운 다음 나아갑니다. 마음을 비우고 때가 무르익어야 움직입니다. 결코 무리하게 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허물이 없습니다.

 

P47 사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장미가 아니라 함께 핀 안개꽃입니다.

P53 좋은 쇠는 뜨거운 활로에서 백 번 단련된 다음에 나오는 법이며 매화는 추운 고통을 겪은 다음에 맑은 향기를 발하는 법이다.

 

P77 자동차를 타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사람에게 1미터의 코스모스 길은 한 개의 점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이 가을을 남김없이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꽃 길이 됩니다.

 

P86 바다를 본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려워합니다. 큰 것을 깨달은 사람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함부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P103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함께 비를 맞지 않는 위로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P108 더불어 한 길  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입니다.

 

P160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갑니다. 세상 사람들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인 것은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입니다.

 

P224첩경과 행운에 연연해하지 않고, 역경에서 오히려 정직하며, 기존과 권부에 몸 낮추지 않고, 진리와 사람에 허심탄회한, 그리하여 스스로 선택한 우직함이야말로 인생의 무게를 육중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