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2년 책이야기

11-37 엄마의 공책

paula won 2011. 6. 21. 00:29

11-37 서경옥 지음, 이수지 그림, 엄마의 공책, 시골생활, 2009. **

 

P26 “항상 머리에 무거운 책이 하나 올려 있고 길에 한줄기 선이 그려져 있다고 생각하고 그 선 위를 한 발 한 발 내딛는 거야. 그러면 책이 떨어지지 않게 몸을 꼿꼿이 하게 되고, 발은 자연히 줄 위에 한 발씩 앞으로 내디디게 되고, 눈은 항상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고 걷게 되니까 걷는 모습이 아름다워지지.”

 

P87 나는 책을 보면서 반닫이 공부를 했다. ‘라는 것은 장롱과는 엄밀히 구분되고 반닫이라는 말과 혼용되고 있다고 한다. 오랜 역사를 두고 귀천 간에 두루 사용되었으며, 가정에서 요긴하고 다양하게 쓰였다고 한다. 궤에는 수궤와 와궤가 있는데 수궤에 속하는 반닫이는 주로 의복과 문갑, 서책, 제기 등을 간수하는 데 쓰였다. 일반적인 특징은 튼튼하게 짜서 판재끼리 사개물림을 하고 감잡이와 경첩 등으로 쇠 장식을 하여 한층 더 견고하게 보강한다. 소나무, 잣나무도 쓰지만 특히 느티나무, 느릅나무, 참죽나무와 같은 단단한 목재를 사용하고 기교적인 가구는 못되지만 튼튼함을 위주로 짰다고 한다.

 

P159 이것이 대화인지 독백인지 우리는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서로의 머릿속은 각기 다른 자기 세계에 빠져 헤매고 있었다. 서로가 자기 얘기만 하면서도, 또 그 얘기에 맞장구도 없으면서도, 한 사람이 끝나면 그 다음에 또 한 사람이 이야기 하니 이렇게 막힘 없이 이어져 나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도 대화는 대화인가? 꾸준히 자연스럽게 이어져 나가는 삶의 오래된 연륜이 이런 것일까? 대답이 없어도 맞장구가 없어도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간다는 것, 그게 바로 같이 산다는 의미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P164 지나가 버린 것은 이렇게 전부 아름다운 것 인가. 빵 냄새 하나로 연상되는 이 오롯한 추억들이 나를 이리도 행복하게 만드나 보다.

 

P264 인간을 사랑하건 새 같은 조그만 것들을 사랑하건 사랑하는 것에는 항상 속 깊은 즐거움이 있다.

 

^^ 읽어 내려가다 보니 따사함과 편안해지는 마음을 주는 글들이다.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날들을 누리시는 분으로부터 같은 기쁨을 누려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