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 포리스트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내 영혼의 따뜻했던 날들>, 아름드리 미디어, 2018년. 5판 12쇄. ***
P7 할머니가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널리 퍼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P74 할아버지는 말의 뜻보다는 소리, 즉 말투를 더 마음에 새겨들으셨다. 할아버지는 언어가 서로 다른 민족이라도 음악을 들을 때는 같은 것을 느낀다고 주장하셨다.
P83 그래서 사람들은 그 행렬을 눈물의 여로 라 불렀다.(1838-1839년에 걸쳐 1만 천여 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차례로 오클라호마의 보호구역으로 강제이주 당했다. 1,300킬로미터의 행진 중에 추위와 음식 부족, 병, 사고 등으로 무려 4천여 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죽었다고 한다)
P114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칠 일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 볼 생각만 하고 있으면 ……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보다 더 작아지게 된다.
P115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p191 인디언은 절대 취미 삼아 낚시를 하거나 짐승을 사냥하지 않는다. 오직 먹기 위해서만 동물을 잡는다. 즐기기 위해서 살생하는 것보다 세상에 더 어리석은 짓은 없다고 할아버지는 분개하곤 하셨다.
P233 삼나무 아래에서 어린 가지들을 깔고 그 위에서 잠을 잤다. 봄이나 여름에 산에서 야영을 할 때는 어린 가지들 위에서 자는 것이 제일 좋다. 그렇지 않으면 빨간 진드기 들에게 온통 빨아 먹히고 만다. 빨간 진드기는 워낙 작아서 맨눈으로는 볼 수가 없다. 몇 백 만 마리나 되는 놈들이 풀잎 마다 덤불 마다 새까맣게 깔려 있는 것이다.
P255 자신이 태어난 계절에 태어난 고향과 아버지가 한 일, 어머니의 사랑 등에 대한 이야기를 어른들로부터 듣는 것 역시 체로키의 관습이었다.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나는 1억명 중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만큼 좋은 운을 타고 태어났다고 한다. 나는 자연에서, 어머니인 모노라에게서 태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산에 온 첫날 밤에 할머니가 노래하신 것처럼 자연 속의 모든 것을 형제자매로 가질 수 있었다.
P256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 자신이 무척 자랑스러우며, 덧붙여 이제는 산골짜기가 아무리 깜깜해도 겁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갖고 태어난 나는 무척 특별한 존재로 할아버지보다 한 수 위라는 것과, 그것들은 할아버지 자신도 평생 갖고 싶어하던 것들이라고 하셨다. 또 할아버지 자신은 언제나 어둠이 무서워서 조마조마해 하고 있으니, 이제 어둠 속에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다니는 것은 전적으로 나한테 달려 있다고 하셨다. 나는 그러겠노라고 했다.
P289 와인 시는 나에게 가르쳐준 연필 깎는 방법은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하셨다. 인색한 것과 절약하는 것은 다르다. 돈을 숭배하여 돈을 써야 할 때도 쓰지 않는 일부 부자들만큼이나 나쁜 게 인색한 것이다. 그런 식으로 살면 돈이 그 사람의 신이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인생에서 어떤 착한 일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써야 할 때 돈을 쓰면서도 낭비하지 않는 것은 절약하는 것이다.
P290 와인 씨는, 정직하고, 절약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만일 이런 가치들을 배우지 않으면 기술면에서 아무리 최신의 것들을 익혔다 하더라도 결국 아무 쓸모도 없다고 했다.
P300 가을은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다. 이렇게 정리해 나갈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했어야 했던 온갖 일들과 …… 하지 않고 내버려둔 온갖 일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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