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 김동길 지음, <나이 듦이 고맙다>, 두란노, 2015 ***
표지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라는 그의 평생 삶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그는 말씀 앞에 자신을 비추며 올해로 여든여덟 해를 맞이했다. 그렇기에 그는 날마다 과거를 내려놓고 내일을 의탁하는 연습을 일상에서 하고 있다.
P13 우리가 체감하는 대로 나이 듦은 한편으로 고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기쁨이며 설렘이기도 합니다. 나이 듦이야 말로 새로운 만남을 향해 가는 새로운 여정이 아닙니까. 이 여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든 늙지 않으려 온 힘을 쓰는 떼쟁이 늙은이가 되거나, 혹은 죽음이 끝이라는 인식 속에서 두 손 놓고 일상을 보내는 허무주의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P32 거듭되는 고통을 헤쳐 나온 사람은 소망을 보는 혜안도 깊습니다. 우리의 깊어진 주름살은 그 지혜의 깊이이고, 육중해진 걸음걸이는 웬만한 세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망의 무게중심이 아닐 는 지요.
P33 무지개를 보는 감동으로 환난을 이겨내라
P44 누가 무얼 잘못했는지를 파헤치느라 남은 정력을 다 소비하는 늙은이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겨울 뒤에 피어날 꽃 한 송이를 기다리며 기도하거나, 비 온 뒤에 뜨는 무지개를 보며 감격할 줄 아는 노인으로 살게 되리라 봅니다. 또한 그 기다림과 감격의 힘으로 마침내 폭풍우 치는 언덕도 지나가게 될 게 분명합니다.
P80 자식의 타고난 결을 존중하고 믿어 주는 모습이 각별하셨다는 점입니다.
P82 어머니가 내게 보여 주신 또 하나의 특별한 모습은 배움에는 열심을 내되 경쟁에 목매지 않는 여유를 몸소 보여 주셨다는 점입니다.
P84 자식에 대한 어른들의 쓸데없는 기우병이 부모 자식 사이의 관계도 망치고, 상처만 가득 담은 자녀들로 자라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P86 기성세대가 기우병에 걸리면 다음 세대의 아이들도 그 염려를 품고 삽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의 마음에도 조급함이 생겨 누군가를 배려할 여유가 없어지지요. 따라서 어른들이 먼저 인생의 본질을 통찰하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인생이 100미터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똑바로 알고 아이들을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
P89 누군가가 나를 추억할 때마다 사랑 받았음에 행복해하고 여유와 웃음을 배웠음에 기뻐하며 인생을 보내게 된다면, 우리도 소중한 무엇을 다음 세대의 가슴속에 남겨 주고 가는 셈이 되지 않을까요.
P108 우리는 사람이 때를 따라 나이를 먹으며 철이 들어간다는 걸 큰 축복으로 여겨야 합니다. 어린 시절 그토록 자기중심적이어서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나란 사람도, 하늘의 뜻을 헤아린다는 나이 오십이 넘고, 하늘의 이치를 안다는 육십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별 볼 일 없는 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며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게 되었으니까요.
P121 사랑만이 떠나는 자의 뒷모습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한다는 사실을 이 시간에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노인이라면 살아오는 동안 이미 많은 사람을 주었겠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 사슴엔 줘야 할 사랑이 가득 고여 있음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사랑이란 속성 자체가 퍼내면 퍼낼수록 계속 샘솟는 것임을 우리의 가슴에서 보자는 말입니다.
P140 진정한 신앙이란 거절하기 힘든 달콤한 유혹 앞에서 하나님을 의식하여 당당하게 거절하는 모습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걸 요셉은 실제로 보여 주고 있으니까요.
P183 끝이 잇는 곳에 새로운 시작이; 겨울이 없는 인생에게 봄은 불필요한 사치입니다. 추위에 떠는 사람들, 살았으나 사는 것 같지 않은 웅크림 속에서 투쟁하며 사는 노인들에게야 말로 봄은 반드시 받아야 할 선물입니다. 와도 좋고 안 와도 그만인 봄이 아니라, 봄이 오지 않으면 더 이상 소망이 없는 우리들이기에 우리는 하나님이 주실 영생 복락의 봄이 올 때까지 이 겨울을 견뎌야 한다는 것입니다.
P211 나이 듦을 정의 내리라면, “날마다 새롭게 사는 것’이라 말해도 … 나이 들어가며 나에 대해 절망할 때마다 우리는 낡은 나를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로 덧입은 새로운 나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나이 듦이란 날마다 죽어 날마다 새롭게 살아나는, 새로운 피조물로 새로운 계절을 향해 가는 신선한 여정이요 축복이니까요.
표지 우리가 자라고 자라 진정으로 성숙한 노인이 되려면, 내 힘만을 의지하여 악착같이 살아왔던 생활을 내려놓고, 겸허히 하나님께 나아가 그분만을 붙드는 순간을 지나와야만 합니다. /
인간은 ‘책임’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할 때 제대로 살게 됩니다. 그래야 공의로우신 하나님도 “그만큼 깨달았으면 됐다”하시며 은혜의 팔을 들어 우리를 돌보아 주십니다. 사람은 깨닫는 과정에서 사람 구실을 합니다. /
… 사람에게 고난이 주어지는 이유가 그 고난으로 망하라는 게 아니라, 사람 구실을 하는 사람, 즉 사라의 사람으로 성장해 가라는 뜻임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
한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우리는 때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몸을 실어 나만을 위한 세월을 산 적도 있을 겁니다. 지금이야말로 이 세대를 향해 외칠 때입니다. ‘굉장하다’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사랑’이라는 내면의 빛을 누군가에게 뿜어내며 사는 일에 마음을 두라고. /
고독한 책임을 지고 한평생 고독하게 걸어왔던 사람의 내면에는 하나님께만 위로 받고 하나님께로부터 힘을 받은 세월의 은총이 쌓여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평안과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이 날이 갈수록 더 드러나는 노인이야말로 진정 부러워해야 할 사람들이라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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