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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생활의 발견

paula won 2014. 4. 20. 12:35

14-6 린위탕 지음, 류해인 옮김, <생활의 발견>, 하서, 2008  8. **

 

P15 사람이 도를 닦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닦는 것은 아니다. –공자

세상 사람들이 바삐 서두르는 일을 한가로이 받아들이는 사람들만이 세상 사람들이 한가하게 하는 일을 바쁘게 서둘러 할 수가 있다. –장조

P19 그러기에 중국인들은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면서 명성이나 부귀나 공명 따위의 유혹을 받지 않으며 죽음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초연한 정신에서 자유의 감각과 방랑에 대한 애착과 긍지와 그리고 고고한 성품과 고요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P37 공자는 젊은 때에는 여자를 멀리하고, 장년이 되면 싸움을 멀리하고, 노년에 이르러서는 이득을 멀리하라고 말했다.

P59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이상적인 성격은 마음이 다정하고 걱정이 없으며 그러면서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

P63 정열이나 따뜻한 마음이 있는 사람은 어리석은 일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르는 일이 가끔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에게 그런 성품이 없다면 삶은 우스꽝스러운 한 편의 만화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은 가혹하다. 마음이 상냥하고 관대하고 다정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칫하며 영리한 사람에게 속기가 쉽다. 타고난 성질이 관대한 사람은 그 성질 때문에 가끔 실수도 한다. 너무나 상대를 관대하게 바라보고, 친구를 지나치게 믿기 때문이다.

P98 인생에는 목적이나 의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나는 고집을 부리고 싶지 않다. “이렇게 하여 나는 살고 있다, 그것 만으로서 충분하다고 윌트 휘트먼도 말하였다. 살아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마 앞으로도 몇 십 년은 더 살 것이다

P102-103 미국의 대학 총장은 신입생에게 훈시를 할 때… “여러분이 잊어서는 안 될 일이 단 두 가지 있다. 그것은 성경을 읽으라는 것과 용변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 행복이라는 것에 관해서 말할 때, 추상적인 문제로는 파고들지 말아야 한다. … 이세상에서 행복이라고 하는 것은 소극적인 경우가 대단히 많다…..

P130 생활을 사색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철학의 광열이나 답답한 심정에서 벗어날 수가 있고, 동심이 지니고 있는 참된 통찰력과 소박함을 어느 정도 되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P164 누구나 다 상당히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일이지만 남자의 일생은 가정생활을 함께하는 아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기에 가족의 장래는 그 아내에 의해서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P204 <다록>에 의하면 차를 즐기는 취미의 정수는 그 색채와 향기와 풍미를 맛보고 즐기는 데에 있으며 차를 조제하는 원칙은 순청, 건조 및 청결에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차의 성질을 맛보고 즐기려면 정적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 차의 감상력은 냉철한 두뇌로 뜨겁게 달은 세계를 능히 관찰할 수 있는사람이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차를 즐기면서 마시려면 상대하는 사람의 수도 적어야 한다. …. 혼자서 차를 마시면 이것을 이속(離俗)’ 이라 하고, 둘이서 마시는 것은 한적(閑適)’ 이라 하고, 셋이나 넷이서 마시면 이를 유쾌라고 말하며, 다섯이나 여섯 명 이서 마시면 이를 저속(低俗)’ 이라 하고, 일곱이나 여덟 명이 함께 마시면 이를 경멸하는 뜻에서 박애(博愛)’ 라고 말한다.

P206-207 다도의 기술은 첫째로 차라는 것은 그 향취가 파괴되기 쉬운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청결하게 다루어, , , 기타 냄새 나는 물건이나, 또는 그러한 물건들을 다루는 사람으로부터 멀리 떼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장마철에는 그때 그때의 사용량을 작은 항아리에 나눠서 넣어둔다. 이때 사용하는 항아리는 백랍제가 제일 좋다. 큰 항아리에 저장해 두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뚜껑을 열지 말아야 한다. 항아리에 저장해 둔 차에 곰팡이가 피면 누렇게 뜨거나 퇴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약한 불에다 쬐어야 한다. 셋째로 차를 달이는 방법의 절반은 맑고 순수한 질이 좋은 물을 구하는 데 잇다. 산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강물, 우물물은 셋째로 친다. 넷째로 진기한 찻잔을 감상하려면 조용한 친구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로 보통 차의 알맞은 빛깔은 연한 황금빛이며, 모든 암 홍색을 띈 차는 우유나 레몬이나 박하나 그 밖의 무엇이건 차가 지닌 쓴맛을 가시게 하는 것을 넣어 마셔야만 한다. 여섯째로 가장 좋은 차에는 뒷맛이라는 것이 있다. 차를 마신 지 30초쯤 지났을 때, 차의 성분인 화학적 요소가 타액선에 작용하는 시간을 경과하는 순간에 느끼는 맛이다. 일곱째로, 차는 신선한 것을 넣어서 곧바로 마셔야 한다. 차를 맛있게 마시고자 한다면, 한번 따르고 남은 것을 장시간 찻 병에 두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여덟째로, 차는 금방 받아온 물로 달여야만 한다. 아홉째로 혼합물은 절대 안 된다. 다만 일종의 외국 향료(예를 들면 재스민이나, 육계 같은 것)를 조금씩 넣어 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기호에 따라도 좋다. 열 번째로 가장 좋은 차에서 맡을 수 있는 향기는 어린애의 살결에서 풍기는 것과 같은 아주 델리케이트한 향기이다.

P220-221 중국인이 주연에 참석하는 것은 다만 마시고 먹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차례차례로 나오는 요리의 사이마다 이야기를 하고, 농담을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문학적인 수수께끼나 글짓기 등의 놀이를 즐기거나 하면서 유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이다. 5분 간격으로 혹은 7분이나 10분 간격으로 식탁 위로 운반되어 오는 요리에 사람들은 한두 젓가락씩 가져가기는 하지만 먹는 것보다는 오히려 요리가 운반되어 올 때마다 말하고 노는 일에 더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중국인의 주연이 두어 시간쯤은 금방 지나가고 만다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주연의 목적은 단순히 마시고 먹고 하는 것이 아니고, 유쾌한 즐거움 속에 잠겨서 성대하게 지껄이고 노는 데 있기 때문이다.

P225 원나라 궁정의 전속으로 있던 어느 국수가 1330년에 지은 책…. 이 책은 중국의 음식물을 논한 최고의 책으로 되어 있다.

  스스로 건강하고자 하는 사람은 음식을 절도 있게 먹고, 근심되는 일을 없애고, 욕망을 줄이고, 감정을 누르고, 체력에 마음을 쓰고, 말을 적게 하고, 성패를 가벼이 여기고,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에 마음을 태우지 않고, 어리석은 야망을 버리고, 나쁜 것에 대한 생각을 피하고, 시력과 청각을 진정시키고, 내장의 섭생에 충실하여야 한다.

 정신을 늘 곤두세우고 영혼을 괴롭히는 일이 없다면, 어찌 병에 걸릴 수가 있으랴. 그렇기 때문에 정신과 마음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은 공복을 느낄 때에만 먹고 결코 배가 부르도록 먹어서는 안 된다. , 갈증을 느꼈을 때에만 물을 마시고 역시 만복 상태가 되도록 마셔서는 안 된다. 긴 시감을 두고 조금씩 먹을 것이며, 너무 많은 분량을 쉴 새 없이 먹어서는 안 된다. 만복일 때도 약간 허기진 느낌을 갖고, 공복일 때도 약간은 배부름을 느끼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만복은 폐를 해치고 공복은 정력을 해친다.

P228-229 어떠한 음식이건 제때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며, 또 식도락의 즐거움을 맛보는 데에는 인위적인 노력보다 자연의 힘을 따르는 편이 제일이라는 것

풍미에 대해서 말하자면, 음식물에는 확실히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소금과 간장 이외의 것은 섞지 않고, 음식물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즙 액으로 요리하면 가장 맛있는 것이 그 한 가지요, 다름 음식물의 맛과 결합시켜서 맛을 내는 것을 최상의 요리법으로 하는 것이 그 두 가지이다.

P243 교육 또는 교양의 목적은 지식 가운데서 견식을 넓히고, 행동 가운데서 훌륭한 덕을 쌓게 하는데 있다. 교양 있는 사람이라든가 또는 이상적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든가 하는 것은 반드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나 박식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나니라 사물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랑하고 올바르게 미워할 줄 아는 사람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P265 하루에 두 시간만이라도 독서를 통해 특별한 세계에 살면서 그날 그날의 번뇌를 잊을 수가 있다면 …. 독서를 즐겨 하는 사람은 항상 사색과 반성의 세계로 출입할 수가 있는 것이다. … 송 대의 시인 황산곡은  사대부가 사흘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깨닫는 언어가 무미하여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바라보기가 또한 가증하다.”

P268 인간의 지적 감흥은 나무처럼 성장하고 강물처럼 흘러간다. 우선 수액이 있는 동안은 나무는 어쨌든 성장할 것이요, 샘에서 새로운 물이 솟는 한 어쨌든 강물은 흐를 것이다. 물이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치면 우회하여 흐를 것이요, 깊은 협곡에 들면 잠시 그 곳에 머물렀다가 곡류한다. 심산의 못에 들어가면 기꺼이 거기서 쉬고, 금한 여울을 만나면 분류한다. 물은 이와 같이 아무 노력도 하는 일이 없고 목적지로 정한 곳도 없건만,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반드시 바다로 흘러 들어가게 마련인 것이다.

P274 중국 최대의 규수시인 이청조의 자서전에

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다. 저녁 식사를 끝낸 뒤 우리 부부는 조용히 귀래당에 앉아서, 차를 끓여 놓고 책상 위에 높이 쌓여있는 책을 가리키며, 이러한 구절이 어떤 책의 몇째 권, 몇 면, 몇 행에 있는가를 알아 맞추는 내기를 하는 거이다. 알아 맞추는 사람은 차를 먼저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알아 맞추었으면 찻잔을 높이 치켜들고 떠들썩하게 웃어댄다. 너무 흥겨워하다가 차가 옷에 쏟아져 마시지 못하는 일도 흔히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인생을 즐기며 나이를 먹어갔다. 살림살이는 가난하여 슬펐지만 기만은 꺽이지 않고 앙연한 기분으로 생활하였다. … 그러는 동안에 수집한 서화나 척본이 점점 많아져서 책상에도 탁상에도 심지어는 침대에까지도 수북이 쌓이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그것을 눈과 마음으로 즐기면서 장차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였다. 그것은 개나 말, 또는 음악에 비해 휠씬 즐거운 것이었다.

P278 상식을 잃은 논리는 비인간적인 것이 되고, 논리를 잃어버린 상식은 대자연의 신비를 꿰뚫어 볼 수 없다.

P286 중국의 학자인 공정함은.. “성현은 말하지 않고 능자는 말하며, 우자는 논하도다.”

P290 인생이란 실체는 논리 앞에 무릎을 꿇고 자기의 존재와 실재를 증명 받을 필요가 없다.

P292 경우를 알자. 논리는 상식과 대조된다. 상식이란 말보다는 경우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경우를 존중한다는 것은 인간 문화에 있어서 가장 건전한 최고 이상으로서, 경우를 아는 사람은 최고의 문화인이라고 생각한다. ….경우를 아는 국민은 평화롭게 살 수 있고 경우를 아는 부부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P293 경우를 안다는 것은 인간미가 깃든 사고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논리적인 인간은 항상 자신을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인간적이지 못하며,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우를 나는 인간이라면 경우에 따라서 자신의 잘못을 의심하거나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