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2년 책이야기

12-22 서있는 사람들

paula won 2012. 7. 14. 12:08

12-22 법정, 서있는 사람들, 샘터, 1978. **

 

p12 숲에는 질서와 휴식이, 그리고 고요와 평화가 있다.  숲은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안개와 구름, 달빛과 햇살을 받아들이고, 새와 짐승들에게는 깃들일 보금자리를 베풀어 준다. 숲은 거부하지 않는다. 자신을 할퀴는 폭풍우까지도 다다하지 않고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p62 술은 사람을 들뜨게 하고 취하게 하는 데, 차는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정신을 맑게 한다. 육우의 <다경>에서 ' 울분을 삭히는 데는 술을 마시고, 정신의 어둠을 씻는 데는 차를 마신다.' 고 지적 했듯이.

p65 추사의 다시

조용히 앉아서

반쯤 차를 달이니 향기가 비로소 들리고

마시고 나면

물이 흐르고 꽃이 피더라.

p68 임어당 "차는 고결한 은자와 결합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러므로 차는 청순의 상징이다. 차를 따서 불에 쪼여 만들고, 보관하고, 마지막으로 차를 달여 마시기까지 청결이 가장 까다롭게 요구된다. 기름기 있는 손이나 찻잔이 조금이라도 차 잎에 닿으면 지금까지의 노고는 순식간에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만다. 따라서 차를 즐기려면 모든 허식이나 사치스러운 유혹이 눈과 마음에서 말끔히 사라져 버린 분위기라야만 한다."

 

p104 지식이 지혜로 깊어지려면 거기에는 어떤 여과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일상을 객관화시켜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 그러기 위해서는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외부의 정보에서 벗어나 자기 마음속의 소리를 듣는 일이다.

 

p125 우리가 산을 찾는 것은 산이 거기 그렇게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산에 푸른  젊음이 있어 우리에게 손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묻지 않은 사람과 때묻지 않은 자연이 커다란 조화를 이루면서 끝없는 생명의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살고 싶다. 그런 산에 돌아가 살고 싶다.

 

표지; 제비꽃은 제비꽃답게 피면 된다. 그것은 제비꽃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숨쉬고 있는 오늘은, 제비꽃으로 하여금 자꾸만 제비꽃답게 피지 못하도록 한다. 같은 품종의 꽃으로만 닮으라고 밤낮으로 보채대는 것이다. 우리들의 정원에 똑같은 꽃만 핀다면 우리들의 눈과 손길은 저절로 멀어지고 말 것이다. 모든 꽃들이 그 꽃답게 피어날 때 그 꽃밭은 비로소 장엄한 교향악의 조화를 이룰 것이다. 사계절을 두고 생명의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    우리도 이렇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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